쌀 과잉생산에도 여전히 40만 8,700톤의 TRQ 물량이 수입될 뿐 아니라 쌀 수출 또한 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국회 농해수위 김승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에 의거하면, 관세청 제출 '우리나라 쌀 수출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쌀 수출은 2018년 6만 4164톤에서 2021년 5만 ,429톤, 올해 8월 5만 1363톤으로 점차 감소했다.

쌀 수출액 역시 2018년 4382만 달러에서 2021년 2255만 달러로 반토막 난데 이어, 올해는 8월 기준 1311만 달러로 최근 5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식품협회(Vietnam Food Association)는 올해 1~9월까지 베트남에서 수출된 쌀은 총 540만 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9.3%p 증가했고 수출액 역시 약 31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3%p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을 베트남이 올해 약 650만 톤의 쌀을 수출하며 전년보다 쌀 수출량이 20만 톤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농무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USDA) 산하 해외농업국(Foreign Agricultural Service, FAS)은 2022년 9월 23일 발표한 '쌀 가격 동향'에서 태국이 올해 9월 11일까지 수출한 쌀은 총 428만 7369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했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태국의 쌀 수출이 증가한 이유는 올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쌀 주요 수출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각각 가뭄, 대홍수로 쌀 수확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최근 쌀값이 급등한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쌀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쌀 수출액이 2016년 3289만 달러(약 475억 원), 2018년 4673만 달러(약 675억 원), 2020년 5895만 달러(약 851억 원)로 꾸준히 증가한 만큼 농식품부도 쌀 수출 확대를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일본이 쌀 의무수입량을 국제 원조에 활용한 것처럼 의무수입량 40만톤을 ODA로 전환해 전세계적 식량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쌀 관세화 유예가 종료되고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매년 MMA 쌀 40만 8700톤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쌀에 관세율 5%가 적용됨에 따라 ‘밥쌀용 쌀의 30% 이상 의무수입’과 ‘의무수입된 쌀의 국내 유통방식’에 관련한 규정이 삭제됐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회답 받은 자료에 의하면 쌀 관세화 이후 별도 조항이 사라지면서 WTO 농업협정상으로 의무수입 쌀 전량을 국제 원조에 사용하는 방안을 국제식량원조 규범 내에서 검토가 가능하며 실제로 일본은 쌀 의무수입량 일부를 국제 원조에 쓰고 있다고 피력했다.

일본 농림수산성 정책통괄관 자료를 보면, 일본은 매년 기준년도 쌀 소비량의 7.2%에 해당하는 76만 7000톤을 의무적으로 수입해 정부에서 관리하는데, 1995년 쌀 관세화 이후 2020년 10월까지 MMA 쌀의 의무수입량 ,811만톤 중 총 331만 톤(18.3%)을 국제 원조용으로 활용해왔다. 이는 주식용, 즉 밥쌀용으로 쓰이는 쌀 의무수입량(159만톤, 8.8%)에 비해 2배나 많은 수치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내 쌀 초과 생산으로 인한 쌀값 폭락 중에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쌀 40만 8700톤은 시장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정부는 식량난을 겪고 있는 개도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당위성을 확보해 통상 마찰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의무수입되는 쌀을 전량 ODA로 전환하는 방법을 강구해 세계식량 위기에 대응하고 국내 쌀값 안정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