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법 농안법 등 정부가 지속 반대해 온 쟁점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에서 지난 21일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보험법' 및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이에 정부는 양곡법 농안법 등 정부가 지속 반대해 온 쟁점법안의 야당 강행처리에 유감을 표명하고 법사위 등 향후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정부와 심도 깊은 협의를 요청하고 나섰다. 

‘양곡법 개정안’은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고, 양곡의 시장 가격이 평년 가격 미만으로 하락시 차액을 정부가 지급하도록 ‘양곡가격안정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로 인해 현재도 구조적인 쌀 공급 과잉이 고착화되어 쌀값을 계속 하락시키고, 막대한 재정부담이 우려된다. 또한 벼 대신 타작물 재배로의 전환을 가로막아 쌀 공급 과잉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농안법 개정안’은 주요 농산물에 대해 최저가격 보장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로 인해 ‘특정 품목 생산쏠림→ 공급과잉→ 가격하락→ 정부 보전’의 악순환을 초래하고, 막대한 재정부담 발생 등 부작용을 우려했다. 또한 농산물 가격변동성도 높아져 농가 경영부담 및 소비자 물가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는 것이다. 

‘재해보험법 개정안’은 보험요율 산정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 할증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보험료는 재해발생 위험도 등에 비례해 산정(급부·반대급부 균등의 원칙)해야 하지만, 개정안은 위험도와 무관하게 보험료를 부과하기때문에 보험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 민간 보험사의 지속가능한 보험 운영 저해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재해대책법 개정안’은 재해 발생시 재해 이전까지 투입된 생산비 보장(전부 또는 일부), 실거래가 수준으로 지원기준 적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재난 등에 관한 일반법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재해 발생시 ‘응급복구 및 생계지원’을 하는 재난재해 지원 원칙과 상충 등 법률 간 충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타 분야 지원과의 형평성 훼손, 도덕적 해이, 보험 가입 의욕 저하 등의 부작용도 우려했다.

정부는 그간 야당이 추진해 온 ‘양곡법 개정안’, ‘농안법 개정안’, ‘재해보험법 개정안’, ‘재해대책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분명하게 반대해 왔다. 농업인단체 59개 중 상당수 40여개도 관련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법안 폐기’에 이르는 소모적 논쟁이 반복되지 않도록 민관학 협의체를 구성해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을 마련하는 등 농업계와 적극 소통하며 대안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