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가 시장도매인정산조합을 허가해 놓고 최근 불거진 출하주 대금 사건 등을 빌미로 시장도매인제를 비난하며 관망하는 태로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산물도매시장에서 현행 경매제도는 농산물이 출하됐을 때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을 경우 가격 하락 폭이 크지 않지만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러나 시장도매인제를 통하면 거래처로부터 수요량을 주문 형식으로 받아서 산지에 출하량을 요청하는 까닦에 가격변동이 적어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된다.

시장도매인제도는 농수산물 출하자와 시장도매인간 직접 거래하는 방식으로 2004년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에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한국시장도매인정산조합(이하 정산조합)의 대금결제를 축으로 한 시장도매인은 법인당 8억 이상 자본금으로 설립된 건실한 중견기업이다. 

3일 사단법인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 임성찬 회장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가락시장’ 이하)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할 경우 지금의 10배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농림부가 정산조합을 허가해 놓고 수수 방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임 회장은 강서시장 시장도매인들은 시중 마트로부터 수요량을 그때 그때 파악해서 유통시켜 농산물 유통 흐름이 빠르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거래처 70% 이상을 중·소형 마트가 차지하고 있고, 예약을 받아서 출하주에 물량을 요청하며 대금은 정산조합을 통해 지급하고 있어, 안정적이다. 

또한 출하주와 미리 상의하는 과정을 거치므로 출하주가 믿고 거래하는 등으로 재고가 거의 쌓이지 않는다. 가격이 안정적인 시장도매인을 출하주가 선호하는 이유이다고 강조했다.

가락시장에서는 도매법인들이 시장도매인제를 극렬이 반대하고 있는데, 경매제가 시장도매인제와 병립될 경우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이해했다.

특히 사모펀드를 포함해 건설회사가 인수하는 등 생산농민들과 전혀 관계 없는 투기성 자본이 도매법인에 몰리는 것은 얻는 이익이 많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최근 출하자가 강서시장 시장도매인 전대자와 거래를 하다 출하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시장도매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시장도매인제 탓으로 매도되고 있으나, 이는 사인간 사건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 건은 사업을 활성화할 욕심이 앞선 시장도매인이 앞자리를 전대해 줬고 출하주가 앞자리 전대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확인도 없이 물건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3억원 상당을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출하주가 6개월 동안 전화 한 통화 하지 않았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며 특히 출하주가 송품장 등 자료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증거도 없이 겁박하는 행태까지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출하주가 소송 대상 시장도매인 뿐 아니라 다른데 가서도 마찬가지로 물건을 보내 달라고 하는 등 같은 행태를 반복했으나 출하주의 ‘송품장도 없다’며 의아해 했다. 쌍방이 주장하는 대금 차이 또한 심할 정도로 크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은 지난 5월 29일 실시됐으며, 오는 7월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시장도매인제를 통한 거래는 출하주의 거래명세서, 즉 표준송품장제도가 완전히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준송품장제도는 농식품부가 책임을 가지고 ‘농민 대표와 지방 산지 농민들에게 송품장을 보내’라고 요청하는 등 근본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림부 산하 단체로 허가를 해 줬으며 애정을 가지고 정산조합이 제 역할을 잘 하도록 독려해야 하지만 이번 출하주 건을 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시장도매인정산조합은 지난 2016년 11월 29일 농림부 산하 사단법인 허가를 받아 정식출범해 오늘에 이르고 있으나 농식품부는 거의 손을 놓다 시피 하고 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정산조합은 현재 60개 시장도매인 회원사로부터 총14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고 신속한 대금결제, 농산물 출하주에게 실시간 문자서비스 등을 제공한 바, 친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산조합의 통합정산시스템을 통한 결제 과정을 보면, 시장도매인이 ▲송품장을 등록하고 ▲판매원표가 등록되면 출하자에게 ▲출하대금이 결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