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의 전당에서 5공 시절을 연상케 하는 5개 협회 정회원 가입, 고용 기자 수 3인 이상 등 출입조건을 내세우며 국회 사무처가 언론 장악 속내를 드러내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됐다. 

(가칭)국회기자단은 3일 국회사무처의 '장기출입등록기준변경(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국회사무처가 현재 장기출입등록 기준(상시 미배정 매체 대상)을 개선하기 위해 국회 언론환경개선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마련했다는 이번 변경(안)은 언론의 자유를 현격히 침해하는 내용들이 포함돼 수정‧삭제 조치를 촉구했다.

언론사 요건 중 '5개 협회 정회원 가입' 기준의 경우 해당 협회 정회원 가입 기준 자체가 모호하고 일부 협회의 경우 대표성을 갖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아, 이번 변경(안)으로 장기출입등록 언론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더 많은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 가입 여부가 국회 장기출입 언론사‧기자의 기준이 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법률에 의거해 등록한 언론사를 민간 단체의 기준을 적용해 '좌지우지' 한다는 것은 무지의 소치이다. 

국회사무처의 이번 조치가 진정으로 국회 내 언론환경개선 목적이라면 기사, 취재행태 등의 현황과 개선 및 요구사항 등이 담겼어야 한다. 이런 고민 없이 단순히 협회 가입 여부로 기사, 언론사 등을 구분 짓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타성에 젖은 행위이자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

더욱이 '고용된 기자 수 3인 이상' 기준도 위헌소지가 있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는 언론사를 고용된 기자 수를 기준으로 규정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국회사무처가 문제가 된 기준을 그대로 변경(안)에 포함시켰다. 언론사의 규모와 언론사‧기자의 역할‧역량은 언제나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므로 국민의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하려는 저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국회사무처의 행위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며 헌법 제21조 1항, 2항 등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등록 신청일로부터 3개월 간 국회 출입일수 월별 15일 이상' 규정도 국회사무처가 현실적인 부분을 간과한 처사이다. 주 5일 기준 1달 평균 20일을 근무하는 상황에서 15일을 국회에 출입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매일 국회로 출근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휴일, 명절 연휴 등이 있을 경우 15일을 출입하기 어려운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도 간과한 엉터리이다. 

결국 국회 외에 다른 업무를 하지 말라는 것으로 읽히는 데, 중‧소규모‧지역 언론사의 경우 국회 출입과 동시에 다른 출입처를 관리해야 하는 현실적 상황이 존재한다.

강제로 국회를 매일 출근하도록 하는 것이 국회 내 '좋은 언론환경'을 조성한다는 생각도 의문이다. 출입 등록만 하고 실제 출입을 하지 않는 언론사‧기자 등은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이 같은 기준으로 장기출입을 제한한다면 단순히 언론사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이는 행위일 뿐이다. 진입장벽이 높아질수록 언론의 자유는 그만큼 훼손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