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가 국회 통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며 재의를 요구해 파장이 일고 있다.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 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이다 .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66명 중 찬성 169명, 반대 90명, 기권 7명으로 가결됐다.

농식품부 정황근 장관은 매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됐다며 제의를 요구하는 입장 표명을 했다.

야당 주도로 일방 통과시킨 수정안도 의무매입 조건만 일부 변경했을 뿐,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하는’ 본질적 내용은 그대로 남아 있어, 쌀 생산 농가와 농업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정안 일방처리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과 허탈함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률안은 곧 정부로 이송되고 정부는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에 대해 그 뜻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금번 법률안은 그 부작용이 너무나 명백하므로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대한민국헌법'에서 규정하는 ‘법률안에 대한 재의 요구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해 38개 농업인단체·협회와 전국농학계대학장협의회도 해당 법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재고를 요청한 바 있다.

더욱이 국회 이양수의원(국민의힘. 강원도 속초·인제·고성·양양)은 야당의 양곡관리법 강행처리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먼저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농해수위에서만 무려 7번이나 야당의 일방적 날치기 처리를 통해 올라온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내용상으로도 ▲쌀 공급과잉 구조 심화 및 정부의 재정 부담 증가, ▲공급과잉 구조 고착화로 쌀값 및 농가소득 정체, ▲밀·콩 등 수입의존도 심화로 실질적인 식량안보 취약성 심화, ▲쌀 이외 작물의 경쟁력 제고 예산 감소로 형평성 문제 야기 등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실제 작년 농촌경제연구원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효과분석 보고서 발표 이후 한농연 등 생산자 단체들은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고도 쌀 가격이 하락한다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축산 등 다른 품목의 생산자단체들은 쌀에만 예산이 편중되는 것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회 농해수위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 해남 완도 진도)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쌀 과잉생산 해소 ▲시장격리의 최소화 ▲쌀값의 안정적 관리 ▲식량자급률 향상의 1 석 4 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축산단체협의회,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국회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농업인 의견 무시한 양곡관리법 개정 반대, △농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원점에서 재검토 요구 △정부 재의요구권 행사 후 중장기적 관점에서 균형잡힌 양곡정책 수립 촉구 성명서를 각각 발표하고 나서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