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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쌀 공급 구조적 과잉, 한시적 생산조정제 불가피
2017/05/22 08: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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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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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1크기변환1농경연 김태훈-박사님.jpg지난 2000년 이후 쌀 수급은 구조적으로 공급과잉 상태이다. 쌀 생산과 소비 모두 감소추세지만 소비감소가 생산감소보다 더 커서 재고가 누증되고 있으며, 최근 쌀 수요와 공급 변동추세를 감안할 때, 정부의 시장개입이 없으면 공급과잉기조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이은 풍작으로 2016양곡연도 말 재고량은 170만 톤 내외로 추정된다.
2016년 쌀 예상생산량은 420만 2천 톤으로 발표되었으나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수발아 피해가 발생하여 최종생산량은 예상생산량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10월 7일) 2016년산 예상단수는 10a당 540kg으로 생산량은 전년 대비 12만 5천 톤(2.9%) 감소한 420만 2천 톤 내외로 전망된다. 그러나 추석 이후, 잦은 강우와 고온 등의 영향으로 인해 1만 4천823ha(10월 24일 기준)에서 벼 수발아(등숙기에 도복이나 잦은 강우로 벼 이삭이 젖은 상태로 장기간 노출돼 이삭에 싹이 트는 현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수확기 쌀 수급안정을 위해 신곡수요초과물량 25만 톤을 우선적으로 매입하고 수확기 가격안정을 위해 구곡(2015년산)도 시장격리를 실시중이다.
이에 따라 수발아 피해로 최종생산량은 예상생산량보다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신곡수요초과물량과 구곡(2015년산) 시장격리 등으로 올해 시장공급량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산지유통업체에서는 가격하락 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은 쌀 공급과잉 문제해결을 위해 쌀 직불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수요 증대가 기대되는 사료용 쌀과 가루용 쌀 생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생산조정제 한시적 도입 필요 시점
우선 논에 밥쌀로 공급되는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대신 사료용 쌀과 콩 등 타 작물 재배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생산조정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기술발달 및 소비감소 등에 따라 사업대상면적이 늘어날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과잉재고처리 노력에도 생산증가로 재고가 누증되고 있기 때문에 한시적 생산조정제 도입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벼를 재배해야 지급되는 변동직불금을 벼를 재배하지 않고 타 작물을 재배하더라도 지급되도록 지급조건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현재 10만ha 정도는 변동직불금을 포기하고 타 작물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변동직불금 지급조건을 변경할 경우, 벼 재배면적은 연간 3만~4만ha 감소할 것을 전망된다.

단 생산조정제와 변동직불금 지급요건 완화 정책을 동시 추진 시, 지원금이 중복 지급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생산조정제를 실시한 후, 변동직불금 지급조건을 완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시장격리 등 정부 개입 시, 비용을 지자체와 생산자도 일부 부담하도록 하여 생산감축을 위한 정책 공조를 유도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생산과잉 물량에 대한 격리비용을 중앙정부가 모두 부담하였지만, 과잉생산을 유도한 지방정부도 일정 부분 책임지고 비용을 분담하도록 하여 지자체의 생산유인정책을 억제해야 한다. 또 시장격리물량은 시장판매가격보다 낮게 매입하여 사료용, 가공용 등으로 저가 판매해야 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쌀 가공품 개발해야
애국심에 호소하거나 막연히 아침밥을 먹자는 캠페인으로 쌀 소비를 증대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실현가능하며 단순한 이벤트나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이 서로 연계하여 관련 정책 등을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9월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소비자 패널 727명 대상 조사 결과, 쌀 가공식품이 쌀 섭취를 대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세 끼 중 어느 한 끼라도 쌀밥을 먹지 않을 경우, 빵과 패스트푸드류를 섭취한다는 응답이 각각 33.6%, 21.3%로 나타난 반면, 쌀 가공식품을 섭취한다는 응답은 8.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침식사 여부에 대한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7.2%가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 쌀 이외 빵과 음료 등 대체음식을 먹거나 식사시간 부족으로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아침식사로 쌀 가공식품을 먹지 않는 이유는 조리시간이 길거나 타 식품을 섭취했을 때보다 맛이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따라서 소비자 입맛을 충족시키면서 조리시간이 짧은 간편식의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1인 가구 및 노인인구 증가, 웰빙 열풍에 따른 건강식단 수요 증가 등 최신 소비트렌드에 부합하는 수요맞춤형 쌀 및 쌀 가공식품을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쌀 가공업체의 제품생산과 대기업의 마케팅 능력을 결합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중소 쌀 가공업체의 안전한 제품을 정부가 인증하여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식용 곤란 재고미 사료용 등 중장기 계획
밥쌀로의 가치가 없는 쌀은 사료용으로 이용하여 쌀 수요를 확대하는 등의 중장기 공급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9월 농협사료와 한국사료협회 회원사 53개 업체를 대상으로 재고미 배합사료 사용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현재 재고미를 사용하거나 향후에도 활용하겠다는 업체는 각각 75.5%, 57.5%로 나타났다. 특히 재고미를 사료로 활용하고 있는 업체들의 60%가 다른 사료 원료 곡물 대비 재고미의 가격이 저렴하다고 응답했다.

축종별로 상이하지만 배합사료 원료의 약 5~30%가 쌀로 대체 가능한 것으로 연구된 바 있으며, 축종별로 쌀 배합 가능 비율을 적용할 경우 사료용으로 사용 가능한 쌀은 최대 277만 톤으로 추정된다.
다만 앞으로 사료용 쌀을 정부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며, 이는 현재 공급가격 수준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경우에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현재의 쌀 공급과잉이 매년 구조적으로 지속될 경우에만 실현 가능하기 때문에 ‘쌀 사료화 정책’의 적극적인 도입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일정 경지면적(논 면적 또는 논 형상) 유지, 기존 쌀 농가의 소득 유지, 옥수수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쌀 공급단가 유지 등의 전제조건들을 장기적으로 만족시킬 경우에만 일회성이 아닌 근본적 정책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kjyoung43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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