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지급하는 조례 제정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을 비롯한 서울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운동본부, 이하)는 2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정문 앞에서 이같이 기자회견을 갖고 들고일어났다.  

운동분부에는 여성환경연대,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등 약 34개 단체가 참여하고 구로, 도봉, 양천 등 학부모단체, 생협, 시민단체가 합세했다. 

운동본부는 여성 청소년의 월경권 보장 내용을 담아 제289회 임시회에 제출된 서울시 어린이·청소년 인권조례 일부개정조례안를 서울시의회 해당 상임위가 상정을 보류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의회 의견을 듣고 합리적 방안을 논의하고자 행정자치위원회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묵묵부담으로, 예산과 사회통념이라는 핑계에 숨어 조례 개정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는 다며 시의회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깔창 생리대’ 사건을 접하며 우리 사회는 ‘생리빈곤’에 대해 알게 됐고 정부는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선별적 지원제도로 인한 낙인과 지원신청의 어려움으로 저소득층 청소년 중 생리대 지원을 받고 있는 사람은 62.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시혜적인 지급 방식이 낙인과 또 다른 복지의 사각지대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10대 여성에게 생리대를 지급하는 것은 청소년의 학습권, 건강권, 기본권과 연결된 보편적인 여성 인권의 문제이다고 상기시켰다. 

경기도 여주시는 2019년부터 관내 모든 청소년에게 무상으로 생리대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 구로구, 광주시, 경기도 등에서도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차등없이 지급하라는 주민들의 요구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 스코틀랜드와 영국은 모든 청소년과 대학생에게 생리대를 2019년 9월부터 보편지급을 실행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이와 관련, 권수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 제19조 6항 "시장은 ‘빈곤’ 여성 어린이·청소년의 위생관리 및 건강 증진을 위하여 관련 교육 및 정보 제공, 위생용품 지원 등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에서 ‘빈곤’이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빈곤’ 단어로 더 이상 청소년을 구분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청소년에게 낙인을 부여하는 선별적인 생리대 지원정책을 넘어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을 통해 월경권이 시민의 기본권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실행할 만한 충분한 역량과 예산을 갖추고 있는 만큼 서울시의회와 박원순 시장은 11월 정례회에 조례 개정안을 상정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청소년과 여성들의 월경 문제를 적극 공론화하고 책임 있는 답변을 제출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운동본부는 여성의 월경이 시민의 기본권으로 자리잡도록 대시민 선전전과 캠페인, 1인 시위 등을 진행하며 서울 지역 곳곳에서 청소년, 지역주민 등 당사자들의 요구와 목소리를 듣는 정치적 활동들을 펼쳐나가 겠다고 밝혔다.